연속성 또는 루틴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블로그에 글을 쓴 것이 2018년 10월이니까 공백기가 7년이 넘었다는 건데, 7년의 공백을 거치면서 블로그에 뭘 써야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온통 감이 떨어져버렸다. 다시 Reboot할 수 있을까?
그 7년 간의 긴 공백기 동안 사실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업무 특성으로 인해 무수히 많은 설명하는 글을 블로그보다 휠씬 빡세게 적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단"했던 블로그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뭐랄까 자신이 없긴 하다. :-)
7년의 공백
그 7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먼저, 직장을 옮겼다. ITO/ITMS 회사였던 전 직장에서는 (물론 완전한 내 것은 아니더라도) 내 책임범위 또는 시야 안에 있었던 여러 서비스/사업의 기술적인 문제들, 시험/실험들, 관심들을 주제로 하여 나름 다양한 분야의 주제들을 접할 수 있었고, 또한 그 경험과 생각을 글로 씀에 있어서 주저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직장을 옮기고 직무를 바꾸고 나니…
일단 생각이 많아졌었다. 이거 “재밌네”, “기록해두고 싶네”, “글로 써서 올리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네” 싶었던 내용은 직무 특성 상 오히려 예전보다 휠씬 많았지만, 문제는 그것들이 내 영역에서 벌어진 일들이 아닌 고객 영역의 것들이다 보니 개인 글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것이 하나이고, 또한 (기우인 면도 있지만) 선의에서 출발하여 가벼운 필체로 적어 나간 블로그 글에 대해 누군가는 (그걸 소속된 회사의 목소리로 착각한다든지…) 오해를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서, 기존과 같은 기조로 글쓰기를 망설이면서 어쩌면 새로운 방향성이나 톤을 찾아야 할지 등에 대한 고민을 꽤 길게 했던 기억도 있다.
물론, 이런 저런 이유 중에서 가장 컸던 것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체급보다 한참 무거운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꽤나 벅차서 개인적인 실험을 하거나 글을 쓸 여유를 찾지 못했던 탓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지금은 여유가 있나… 하면 그건 아니지만, 길어진 공백과 함께 또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기존 글마저 공중분해되어버린 상황을 발견하면서 살짝 자극을 받았다고나 할까? ㅎㅎ
도메인
지난 7년에 대해 한 번쯤 정리하면 좋을만한 시기이긴 한데, 이 글에서는 블로그 관련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그 중 가장 치명적이었던 사건은 역시 도메인 사건!
제 1 차 도메인 사건: .so 도메인 가격 인상!
.so 도메인이 처음 풀렸을 때 “와! 이거네!” 싶었다. 그 전부터 개인 도메인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딱히 돈을 내고 이름을 사는 것도 아깝기도
했고, 그리고 어떤 이름으로 해야 할지에 대한 결정장애로 인해 미루고 또
미뤄왔는데… .so라는 최상위 도메인을 보는 순가 두 번 생각도 하지 않고
sauru.so라는 도메인을 샀다. 그리고 메일서버를 만들면… “용환 사우르 소”
뭐 이런 식으로 메일 주소도 멋지게 만들 생각으로… ㅎㅎㅎ
처음 풀렸을 땐 가격이 저렴했고 장기로 구매해서 잘 쓰고 있었는데… 갱신 시점이 왔을 때 가격이 연간 8만원으로 올라버렸다. 결국 도메인을 바꾸기로 결정을 했지만 “딱 내 주민번호 아니냐!” 싶은 이름을 쓰지 못하는 것이 지금도 아쉽다. ㅎㅎ
어쨌든 2022년에 새롭게 .com 도메인을 구매해서 갈아탔다. 도메인 갈아타는 요령이 부족해서, 기존 블로그 주소에 대한 구글 검색 색인을 이전하는 과정이 깔끔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계획에 의한 이전이었기에 어찌저찌 이전에는 성공을 했다.
제 2 차 도메인 사건: 연장 기간 놓침!
그렇게 도메인을 바꾼지 1년 후, 아뿔싸! 무슨 영문인지 도메인 갱신에 대한 안내를 놓쳤고 (지금은 놓쳤다고 썼지만 당시의 기분은 “이렇게 딱 닥쳐서 알려주는 법이 어딨냐!“에 가까웠던 듯) 도메인이 갑작스럽게 만료되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아니 이 이름을 누가 쓸 리가 없는데… 순식간에 도메인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버린 것.
이 사건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이 세상에는 나처럼 도메인 갱신 시기를 놓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메인 인질범들이 있다는 것. 어제까지 내꺼였던 주소에 접속하면 “주소 팔아요. 비싸게…“가 뜨는 이 안타까운 상황!
그리고 다시 고민에 빠진다.
내가 진짜 개인 도메인이 필요해? 블로그는 그냥 github 도메인으로 써도 되잖아… 까짓 어쩌다 한 번 있을까말까 한 DNS 시험이야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되고 가족 메일서버 계획도 이미 무산됐고…
그 고민을… 2023년 8월에 도메인 만료된 후로 2년 동안 했다. 2년 ㅎㅎ
(글이 점점 길어지고 지루해지네 급 정리하자)
github.io로 귀환
그리고 얼마 전, 예전 블로그에 썼던 내용을 참고할 일이 생겼는데… 이게 github repository에서 md 파일로 보려니까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단순히 파일 포멧 문제가 아니라 도메인 뺏긴 거며 블로그 닫힌 거며 온간 생각이…
그래서 결국 고민 그만하고… github 도메인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Tistory 등을 쓰다가 github pages로 처음 넘어오던 시절에만 해도 github에서는
github.com 주소를 github pages 용으로 줬었다. 그래서 sio4.github.com이
내 주소였는데… 이제는 github.io만 제공하기 때문에 sio4.github.io라는
손에 잘 붙지 않는 이름을 쓰게 됐다.
전생에 고민대마왕이었는지… 처음 Github Pages로 이전하던 시기에도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았었다. 관련된 이야기를 여러 편 썼었는데,
- Jekyll로 github에 블로깅하기
- Setup Jekyll for Github Pages
- 블로그, Tistory로부터 Github Pages로 이주
- Jekyll로 Github Pages에 블로깅하기, Re!oaded
- Jekyll Build Performance - Part I

지금 생각해도 찌릿찌릿한 Jekyll과 Github Pages의 매력!
그런데 블로그를 정비하려고 보니 요 이야기들 중 마지막 이야기, “Jekyll Build Performance - Part I“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더이상 쓰지 않는 (앞으로도 쓸 것 같지 않은) Ruby 관련 의존성 업데이트 압박도 생각나고…
애정하는 Jekyll, 빠릿빠릿한 Hugo
결국, Golang 세계에 들어오면서 알게 되어 한 차례 이전 검토를 한 적이 있었던 Hugo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후다닥 전환을 진행했다.
원래같았으면 성격 상, 기존 git 이력을 최대한 남긴 채 이전하려고 애썼겠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그냥 깨끗하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덧붙여서 아직 Hugo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서 기존 환경으로부터 차근 차근, 혹은 커스터마이즈 해가면서 넘어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던 점도 있다. (아, 그리고 이미 Hugo 전환 1차 시도에서 실패했던 기억의 압박도…)
어쨌든, Hugo로의 이전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 hugo server
<...>
Start building sites …
hugo v0.152.2+extended linux/amd64 BuildDate=unknown
│ KO │ EN
──────────────────┼─────┼─────
Pages │ 726 │ 7
Paginator pages │ 20 │ 0
Non-page files │ 0 │ 0
Static files │ 636 │ 636
Processed images │ 0 │ 0
Aliases │ 5 │ 1
Cleaned │ 0 │ 0
Built in 829 ms
실화냐? 726 Pages Built in 829 ms?
“The world’s fastest framework for building websites"라는 구호에 걸맞게, 빌드 속도도 훌륭하고… 전에 이전검토를 했던 시점에는 미리 빌드한 사이트를 Github에 올려야 하는… 좀 불편한 방식을 써야만 했지만, 그 동안 엄청나게 발전하고 좋아진 Github Action 덕분에 Jekyll에서 쓰던 작업플로우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push-and-publish가 가능해졌더라.
그리고 내가 애정하는 Jekyll 테마 Beautiful Jekyll을 모방한 Beautiful Hugo가 있다는 점도 뭔가 편하게 느껴지는 포인트였다. 그러나…
Yet Another Beautiful Hugo Theme, by sio4
그러나 쉽게 갈 수 만은 없었다. 딱히 못쓸 정도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Beautiful Hugo 테마가 뭐랄까… 좀 눈에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고, 기능적으로도 살짝 고쳐졌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고, 열려있는 Issue 112개에 열려있는 PR 29개로 그다지 활발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어 i18n 버그와 관련해서 내가 올린 PR이 아직도 approval 대기를 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손이 많이 갈 것 같아 보였다.
그렇지. 어차피 손이 많이 갈거라면…
내가 하나 만들지 뭐…
그래서 가칭 Yet Another Beautiful Hugo라고, 테마를 하나 만들었다. 이 편이, 내가 원하는 수정도 빠르게 가능하고 속이 편할 것 같아서 좀 무리수를 둔다 싶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끝났다.
왜때문이냐면… 지난 7년의 블로그 공백기간만큼은 아니지만 개발, 그 중에서도 웹페이지 관련 부분은 정말 오랜만에 다시 들여다 본 건데, 아주 세상 좋아졌더라. 일단 Bootstrap이 예전보다 더 편해졌고, 생각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거의 맨바닥에서 시작했음에도 생각보다 빨리 테마가 완성됐다. 물론, 전문적인 테마에 비하면 Full SPEC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내게 딱 필요한 정도? 그 정도는 된 듯. 현재로써는…
- JQuery는 기본이고…
- Bootstrap 기반의 UI/UX
- Markdown으로 글을 쓸 때에도, Bootstrap Class를 이용 가능
- Disqus 댓글 지원 (기존 이력이 아직 살아있더라)
- Google Analytics
- Mermaid 인라인 다이어그램/차트 삽입 기능
뭐 이 정도인데… 딱히 더 필요한 게 많지는 않을 듯? 최소한 기존의 포스팅들은 거의 완벽하게 전환이 됐다. 그리고 덤으로, System 설정에 따라 Dark mode를 지원하게 했는데 이건 잘한 건지 잘 모르겠다. ㅎㅎ
기존 포스팅도 살렸고 기존 댓글들도 살렸지만… (Tistory 시절 댓글은 없… ㅠ.ㅠ) 문제는, 도메인이 바뀌었고 공백이 2년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Google 검색 색인은 하나도 건질 수 없는 것 같더라. 예전엔 검색 유입이 꽤 있었는데 전혀네 전혀… ㅎㅎㅎ
아무튼,
얼마나 글을 쓰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최소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서 쓰고 싶어도 못쓰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다시 잘 해보자!!!

아우프비더제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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